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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케이 두 직원이 망한 회사에 남았던 이유

샘케이 두 직원이 망한 회사에 남았던 이유

‘우리가 망한 회사에 남았던 이유.’ 지난 6월 샘케이 김태길 부장, 박연수 과장이 ‘세상을바꾸는시간(세바시)’에 나와 강연한 주제입니다.

 

샘케이는 망했던 회사입니다. 2000년 3월 샘즈바이오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이후 크고 작은 풍파를 견뎌냈지만 2017년 무렵, 문을 닫기 직전까지 사정이 악화됐습니다. 화장품에 피부 의학기술을 접목한 ‘코슈메디컬’을 초창기에 시작한 샘케이는 홈쇼핑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대규모 정부R&D과제를 수행하는 등 한때 탄탄대로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인건비, 마케팅 비용 같은 고정비가 갑작스럽게 늘고 성사 막바지였던 수출 건이 사드 사태로 무산되자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어려워졌습니다. 2016년부터는 하나 둘 직원이 사라졌습니다. 대표와 전무, 상무 모두가 회사를 떠났습니다. 1년이 지나자 남은 사람은 김 부장과 박 과장뿐이었습니다. 두 사람에겐 잠도 안 오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모든 일이 두 사람에게 쏟아졌습니다. 입사 10년차, 연구원이었던 김부장은 홈페이지 기획〮온라인쇼핑몰 관리〮배송관리〮C/S 업무 등 지금껏 하지 않았던 일을 도맡았습니다. 박 과장은 화장품 용기 수배, 화장품 제조 공장 섭외, 생산일정 조율, 제품 납품, 회계, 롭스 납품 순회, 판매 카운셀러 인사 관리, 수출 서류 작성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은 회사에 남은 이유를 그저 “하루하루 내게 주어진 업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작은 책임감”에서 비롯됐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묵묵히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생산라인을 관리하고, 판매 현황을 챙기면서 부족한 점과 샘케이만의 경쟁력을 발견했습니다.

 

두 사람은 제품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샘케이는 비타민 흡수에 관한 여러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영국산의 순수한 비타민C 원료를 피부 진피층까지 흡수시키는 세계 최고의 비타민 안정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비타민C뿐 아니라 비타민A 등을 유도체나 복합체가 아닌 자체 개발한 특수 코팅 기술을 통해 안정적으로 피부에 흡수시킵니다.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 을지병원, 경희의료원 등 대형병원은 10년 간 샘케이 스킨케어 제품을 화상 치료 후 사용해왔습니다.

 

김부장은 비타민C와 멜라토닌을 결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었습니다. 멜라토닌은 화장품에 거의 들어간 적이 없고 두 성분을 결합한 상품은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김부장은 임상실험을 통해 두 성분을 혼용했을 때의 미백효과가 비타민C 단일 성분만을 발랐을 때보다 1.5배 높다는 결과를 알게 됐습니다. 샘케이는 이 기술에 기반한 ‘쓰리액트(3ACT)’를 고급 라인으로 론칭해 새로운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이 상품은 현재 샘케이의 대표 상품이자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습니다.

 

회사 전반을 손봤습니다. 브랜딩과 마케팅, 제품 생산 라인을 고쳐나갔습니다. 비용을 절감하고 샘케이만의 강점을 살렸습니다. 기존 핵심 제품 라인 ‘샘케이’의 상품 개수를 11개에서 7개로 간추렸습니다. 고객평과 판매량을 감안한 의사결정이었습니다. 여드름 제품 라인 ‘에이스톱’도 패키징과 브랜드 이미지까지 대대적으로 리뉴얼했습니다.

 

판매 및 마케팅 전략도 효율적으로 다시 짰습니다. 판관비를 줄이고 유통망을 넓혔습니다. 작년에는 판매 채널이 롭스와 자사몰, 두 곳에 불과했습니다. 지금은 롭스, 카카오메이커스, 텀블벅을 비롯해 인플루언서를 통해 동남아에 판매하는 ‘카리스’, 아시아판 아마존 ‘큐텐’으로 대폭 확대됐습니다. 신유통망을 확보한 데 더해 해외판로까지 모두 섭렵한 셈입니다.

 

부채도 줄여갔습니다. 경영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며 발생한 미지급금, 고정비, 이전부터 뒤따라 온 오래된 부채들을 차례로 청산했습니다. 매출액은 11월 말 기준 전년대비 40% 늘었습니다. 새 단장을 한 상품들은 인지도가 예전보다 크게 높아졌습니다. 대규모 마케팅 없이도 훌륭한 원료, 탁월한 효능이 입소문을 탔습니다. 그저 하루하루에 충실했던 두 사람의 책임감이 회사를 살려낸 셈입니다.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두 사람을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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